산을 오를 때는 늘 숨이 차고, 발걸음은 무겁다. 목적지까지의 길은 멀고 험하다. 그 길을 오르며 우리는 땀을 흘리고, 때로는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한다. 하지만 정상에 도달했을 때의 그 짧은 순간—그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.
그리고 내려오는 길.
같은 길인데도 왠지 모르게 금방 도착한 것 같다. 시간은 마치 요술을 부린 듯, 오를 때와는 전혀 다른 속도로 흐른다.
그 차이는 단순한 착각일까, 아니면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마음의 변화 때문일까.
하산길은 단순한 귀로가 아니다.
그 길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감정을 되새기게 한다. 발걸음은 가벼워졌지만, 마음은 오히려 무거워진다.
정상에서 내려오며 느끼는 그 묘한 아쉬움은, 마치 무언가를 두고 온 듯한 감정이다.
그때 문득, 올라올 때는 보지 못했던 작은 꽃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.
그 꽃은 조용히, 우리가 지나온 길 위에 피어 있었다.
그 존재를 이제야 알아본다.
그저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것들 중 하나가 아니라, 지금 이 순간 나와 마주한 하나의 전부였다.
삶도 그렇다.
우리는 늘 무언가를 향해 오르고, 성취를 좇는다.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지나치고, 놓친다.
하지만 내려오는 길—되돌아보는 순간에야 비로소, 그 작은 존재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된다.
하산길은 끝이 아니라, 시작이다.
그 길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, 지나온 시간의 의미를 되새긴다.
그리고 그 작은 꽃 하나를 통해, 삶의 진짜 아름다움은 성취가 아닌 발견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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